軍형법상 상관 살해 등 7가지 죄명 적용
임 병장 영장심사서 "죽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진술
(양양=연합뉴스) 이종건·이재현 기자 = 12명의 사상자를 낸 '고성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이 4일 구속 수감됐다.
육군은 이날 강원도 양양군 제8군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임 병장의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임 병장에게 적용된 죄명은 군 형법상 상관 살해와 형법상 살인, 군무이탈 등 7가지다.
임 병장은 곧바로 8군단 내 영창(營倉)에 수감됐으며, 임 병장의 범행 동기와 무장 탈영 후 도주 경로 등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임 병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임 병장은 "생포 직전 총기로 자해했을 때 죽지 못한 게 아쉽다. 살아 있다는 게 고통스럽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병장의 구속영장은 오후 8시께 발부됐다.
임 병장은 낮 12시40분께 국군 강릉병원에서 8군단 헌병대로 이송됐다.
- 임 병장 실질심사 열린 8군단
- (양양=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 병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육군 8군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4일 오후 군 차량이 군사령부를 드나들고 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임 병장은 검은색 점퍼와 군복 바지를 착용하고 슬리퍼를 신은 채 군사법원 영장 실질심사장으로 들어갔다.
임 병장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직후 8군단 앞에 있던 취재진에 "중대 범죄의 구속영장에는 대부분 범행 동기를 자세하게 기재하는데 임 병장의 구속영장에는 범행 동기가 기재되지 않았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 때문인지 영장심사에서는 주로 범행 동기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속영장에 기재된 총격 상황도 임 병장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았다"며 "예를 들어 군에서는 조준사격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임 병장은 자기 총에 누가 맞았는지 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병장은 지난달 21일 오후 8시15분께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에서 동료 병사 등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 김모 하사 등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파편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총기 난사 후 무장탈영한 임 병장은 43시간 만인 지난달 23일 오후 2시55분께 자신의 K-2 소총으로 자해 시도를 한 끝에 생포됐다.
이후 임 병장은 강릉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국군 강릉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j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7/05 00:17 송고
<한부모가정 자녀는 관심병사? '엄마들 뿔났다'>
- '관심병사 분류 정책 비판' 1인시위
-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한국한부모연합' 회원 심명옥씨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한부모가정 자녀를 관심병사로 분류하는 군 정책을 비판하며 '오바마가 한국에 살았다면 그 또한 관심사병(병사)!'라고 쓴 패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14.7.4
"'조손가정' 오바마도 한국에선 관심병사…낙인찍기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채새롬 기자 =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
심명옥(44·여)씨와 최형숙(43·여)씨가 비를 맞으며 '오바마가 한국에 살았다면 그 또한 관심사병(병사)!' '결손가정, 경제적 빈곤자 관심사병 분류는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쓴 패널을 들고 서 있었다.
이들의 주장은 가정환경만을 이유로 관심병사로 분류하는 군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다.
부모의 결별과 재혼으로 조부모 손에서 자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군대에 입대했다면 그 역시 '관심병사'로 분류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각각 17세, 9세 아들을 키우는 한부모가정의 가장인 심씨와 최씨는 최근 총기 사건으로 알려진 관심병사의 분류기준을 알고 나서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이들을 포함해 한부모 및 미혼모 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국한부모연합' 회원들은 이달 말까지 같은 자리에서 매일 오전 8시부터 한 시간씩 1인 시위를 한다.
군은 적응이 힘들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병사를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 관심병사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자살 계획·시도자와 사고유발 고위험자는 A급, 결손가정(한부모가정), 경제적 빈곤자(기초수급자), 성 관련 규정 위반자, 성격장애자, 구타·가혹행위 우려자는 B급이다.
- '관심병사 분류 정책 비판' 1인시위
-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한국한부모연합' 회원 최형숙씨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한부모가정 자녀를 관심병사로 분류하는 군 정책을 비판하며 '결손가정, 경제적 빈곤자 관심사병 분류는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쓴 패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14.7.4
관심병사 지정의 취지는 군생활 적응이 힘들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병사를 보호·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 병사'라는 낙인찍기로 왕따 등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심씨 등은 "성격장애자 등과 한부모가정 자녀를 같은 기준으로 분류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군 생활 적응 여부와 상관없이 가족 형태나 경제적 수준, 성적 취향으로 구분해 낙인찍는 편의주의적인 발상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분류기준의 '결손가정' 표현은 부부 중심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빠져 다른 형태의 가정을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분류기준은 하나의 이정표일 뿐 현실은 지휘관의 상담과 관찰, 성격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며 "지적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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