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 버리고 언론보도 믿지 말라 증시 추세는 현재까지의 실물(펀더멘털) 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두 반영한 결과다. 투자자가 증시 추세를 알기 위해서는 그 자체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추세는 실시간 종합주가지수 차트에 나타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증시 추세 분석을 다른 자료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실물 자료가 일반 투자자에 전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 경제성장률, 수출입 동향, 소비와 저축 동향, 경기 지표 같은 자료를 수집해 수치로 작성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차가 있다. 일반 투자자는 시차가 있는 묵은 자료에 의존해 증시나 경제 상황을 판단하게 되므로 실패할 확률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실물 경제 추세는 증시 추세보다 6개월 후행하는 관계에 있다. 2002년 4월 우리 증시가 대세의 고점을 치고 하락을 시작하자, 6개월 뒤인 2002년 10월 백화점 월 단위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는 기사가 나왔다. 그 사이 6개월 동안 증시는 내내 하락세에 있었지만 ‘실물 경제 호전’이라는 기사가 계속 나오는 까닭에 일반 투자자들은 별다른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다. 이렇듯 중간중간 나오는 낙관적인 보도 때문에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추가 매수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증시 추세는 실물보다 선행하여 움직이고 일반 투자자들은 실물 변화를 보고 감(感)을 잡게 되므로, 감으로 증시 추세를 판단하는 것은 증시 추세에 두 단계 후행하는 것이 되고 만다. 비교적 실시간으로 변동 상황이 공개되는 금리나 환율은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 주식시장 혹은 실물 경제의 변화에 뒤따라 변동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역시 증시 추세에 대한 선행 지표가 되기는 어렵다. 금리가 인하되면 이론상으로는 단기 증시 부양 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리 인하는 증시와 상관관계에 있는 채권 시장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결과이거나 증시의 하락세를 둔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수단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금리 변동은 대개 증시 변동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주식 투자자는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종류와 성격을 구별하여 이해해야 한다. 첫째, 개별 기업이 홍보 목적으로 제공한 기사나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부추기기 위해 제시한 견해는 아닌지 따져보아야 한다. 일반 투자자는 이런 종류의 자료에 현혹되어 주가 추세와 반대로 매매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둘째, 시차가 어느 정도 있는 자료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최근 4분기에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얼마’라는 식의 기사나 ‘외국인이 최근 한 달 동안 어느 업종이나 회사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 혹은 매도했다’는 식의 기사는 현재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과거 일정 기간의 변동을 합계한 자료이므로 대개 시사성이 떨어진다. 셋째, 정보가 주가나 증시 추세에 이미 반영됐는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한다. 대부분은 이미 반영된 다음일 것이다. 물론 추세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재료는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그런 정보는 대개 주가 상승 재료가 아니라 악재다. 정보는 그 정보로 인한 주가의 추가 상승이 있을 때에 가치가 있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의미가 없다. 묵은 정보나 매수를 유인하는 정보는 오히려 해가 된다. 이처럼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주가 추세에 이미 반영되었거나, 주가에 후행하는 것이거나, 적어도 주가 추가 상승을 가져오지 못하는 정보가 대부분이다. 결국 증시 추세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종합주가지수의 추세 분석에 집중하는 것이 정석이다. 가장 중요한 종합주가지수 차트를 무시하고 자꾸 다른 정보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 일반 투자자다. 골프에서 힘을 빼는 데 3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주식투자에서 감을 빼는 데에도 역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하지만 성공적인 주식 투자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계속)
[고시 3관왕 高변호사의 필승 주식투자론]
| 1년 중 9개월은 차라리 쉬어라 | 주식시장의 흐름을 타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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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 거스르는 종목 경계해야 | 주가조작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
요즘 우리 증시에서 선물 시장이 현물 시장에 비해 기형적인 비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선물 시장과 연계된 지수 관련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점만큼은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 1999년의 화려한 기술주·벤처주 열풍은 이미 지나갔다. 아직도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대박 종목을 찾아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개별 종목 재료 위주의 투자가 성공하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 증시의 중심은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바뀌었다. 중소형주는 유통 물량이 적은 특성상 급등락하기 쉬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중소형주가 급등할 때는 세력이 붙은 경우가 많다. 세력이 물량을 매집해 유통 물량을 최소한으로 줄이면 주가는 쉽게 상승한다. 이렇게 해서 일반 투자자가 관심을 갖기 전 세력은 바닥에서 물량 매집을 끝낸다. 주가 조작은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한 다음 호재를 발표하고 일반 투자자들이 달려들면 세력이 물량을 던지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주식을 매수하여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최근에 세력이 흔히 쓰는 작전 수법은 ‘당신만 알고 있어라. 몇 배까지 올린다’는 식으로 정보를 은밀히 유포하는 것이다. 그 정보를 듣고 초기에 매수한 투자자도 정작 고점에서 주식을 처분하지 못해 손실을 입는 일이 많다. 정보에서 올린다던 목표 주가까지 가지 않고 하락을 시작하는 바람에 추가 상승을 기다리다 본전 심리에 밀려 물리게 되는 것이다. 작전주는 물량이 적은 특성상 고점에서 하락하게 되면 급락 현상이 나오므로 제때 처분하지 못하면 손실이 크다. ‘사기 힘든 주식은 팔기도 힘들다’는 증시 격언처럼 급등하는 중소형 작전주는 제 값으로 처분하기 어렵다. | 고승덕 | ● 1957년 광주 출생 ● 서울대 법대 졸업(재학중 사법·행정·외무고시 합격) ● 미국 예일대 석사, 하버드대 석사, 컬럼비아대 박사(법학) ● 수원지법 판사 ● 변호사(現) ● 저서:‘고변호사의 주식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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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상승세에 있을 때에는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하므로 그때그때 발표되는 개별 종목의 호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반대로 증시가 하락세에 있을 때에는 개별 재료만으로 특정 종목 주가만 나 홀로 버틸 수 없다. 최근에는 증시 전체가 동반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더 커지고 있어 세력도 증시 추세를 무시하고 작전하기가 쉽지 않다 한다. 세력이 주식을 상한가로 올려도 증시가 하락하면 물량 보유 개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증가해 상한가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바른 투자전략은 투자의 관심을 증시 추세에 맞추고 증시가 상승세임이 확인될 때 시장에서 탄력 있게 상승을 주도하는 종목에 매수 관심을 갖는 것이다. 많은 종목에 관심을 분산하거나 모르는 종목을 발굴하려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우량 대형주 중심으로 관심 종목표를 만들어 주가 추세를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 |
글: 고승덕 변호사 www.gamiddle.com | 발행일: 2003 년 03 월 01 일 (통권 522 호) | 쪽수: 351 ~ 357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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